캐릭터를 손에 쥐여준다는 것 — 평면이 입체가 될 때
화면 속 캐릭터는 닫으면 사라진다. 손에 쥐는 순간 캐릭터는 다른 것이 된다. 평면이 입체가 되는 그 짧은 거리에 대해.
브랜드 회의실에는 대개 캐릭터가 벽에 걸려 있다. 잘 그려진 일러스트, 표정 가이드, 컬러 팔레트. 다들 그 앞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면 캐릭터는 다시 파일 안으로 들어간다. 화면을 닫으면 사라지는 존재. 나는 그 장면을 오래 봐 왔다.
캐릭터는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도안일 뿐이다. 손에 쥐는 순간 비로소 다른 것이 된다.
평면과 입체 사이의 짧은 거리
평면 일러스트와 입체 종이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다. 전개도를 접고, 몇 군데를 끼우면, 화면 안에만 있던 캐릭터가 책상 위에 선다. 그런데 그 짧은 거리를 건너고 나면 사람의 태도가 바뀐다. 보던 것에서 가진 것으로.
가진 것에는 자리가 생긴다. 모니터 옆, 책장 한 칸, 식탁 끝. 한번 자리를 잡은 물건은 매일 눈에 들어온다. 광고가 며칠을 가지 못하는 동안, 책상 위의 작은 종이 인형은 몇 달을 머문다. 우리가 2013년부터 움직이는 종이를 설계해 오며 확인한 건 결국 이 단순한 사실이었다.
직접 접게 둔다는 선택
완성품을 건네는 것과 전개도를 건네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받고 끝나지만, 후자는 받는 사람이 5분이든 10분이든 그 캐릭터와 시간을 보내게 만든다. 손끝으로 접는 동안 사람은 그 캐릭터를 조금 기억하게 된다.
수원시의 '수원이', 공주시의 '고마곰·공주'를 종이로 옮길 때 우리가 신경 쓴 것도 완성도보다 그 시간이었다. 시민이 직접 접어 세운 캐릭터는, 시청 홈페이지 속 이미지와는 다른 무게를 가진다. 만든 사람은 그것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평면을 입체로 바꾸는 일은 기술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은 거리의 문제다. 캐릭터와 사람 사이의 거리를 손 하나만큼 좁히는 일. 그 거리가 좁혀지면 나머지는 대개 알아서 따라온다.
캐릭터가 이미 있다면 그대로, 없다면 처음부터 함께 설계한다. 손에 쥘 형태가 궁금하다면 무료 견적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