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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도, 평면에 그리는 입체의 설계도
교육2025년 5월 15일글쓴이 오세기 · PE Studio 대표

전개도, 평면에 그리는 입체의 설계도

입체를 만들기 전에 먼저 평면에 푼다. 전개도는 종이 구조물의 설계도이자, 가장 오래된 기하 수업이기도 하다.

종이로 입체를 만드는 일은, 역설적이게도 평면에서 시작한다. 완성될 입체를 머릿속에서 한 번 펼쳐, 평면 위에 풀어 놓는 것. 그 펼친 그림을 전개도라고 부른다.

입체를 펼쳐 놓은 그림

정육면체를 가위로 모서리만 잘라 바닥에 펼치면, 여섯 개의 면이 십자나 계단 모양으로 눕는다. 그게 전개도다. 거꾸로, 그 평면을 접는 선을 따라 접으면 다시 정육면체가 된다.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 설계에서는 변수가 많다. 접는 선을 어디에 둘지, 붙이는 날개를 얼마나 남길지, 종이 두께가 접힘에 어떤 오차를 만들지. 이 계산이 어긋나면 아무리 예쁜 도안도 깔끔하게 서지 않는다.

평면 전개도 접기 기하학 사고 입체 구조
▲ 평면이 입체가 되는 과정 자체가 강력한 기하학·공간 인지 학습입니다.

가장 오래된 기하 수업

전개도는 종이 구조의 설계도인 동시에, 좋은 교육 재료이기도 하다. 펼쳐진 그림을 보고 완성된 입체를 떠올리는 일은 그 자체로 공간 지각력을 기르는 훈련이다. 공간 지각력이란 머릿속에서 도형을 돌리고, 펼치고, 다시 접어 보는 능력을 말한다. 도형의 내각과 면의 관계를 머리가 아니라 손으로 만난다.

이런 '손으로 익히는 배움'은 교육학에서 오래 다뤄 온 주제다. 발달심리학자 장 피아제는 대략 일곱 살에서 열한 살 사이의 아이가 추상적인 기호보다 직접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사물을 통해 더 잘 배운다고 보았다. 흔히 '구체적 조작기'라 부르는 시기다. 평면을 접어 입체를 세우는 일은 바로 그 '조작'에 해당한다. 머릿속으로 도형을 돌려 보는 공간 지각력이 훗날 수학·과학 학습과 이어진다는 점도, 교육·심리 분야에서 꾸준히 보고돼 온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교구의 절반은 전개도에 있다. 아이가 한 장의 평면을 접어 입체를 세우는 동안, 교과서가 말로만 설명하던 것을 손끝으로 먼저 안다.

오세기 · PE Studio 대표

2013년 Paper Engineering Studio(구 액션크래프트)를 설립해 지기구조 설계 특허 11종을 보유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2회 수상했습니다. 페이퍼토이·팝업북·오토마타 등 움직이는 종이 구조를 직접 설계합니다.

회사·설계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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