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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는 더하는 일이 아니라 빼는 일이다
제작 과정2024년 7월 15일글쓴이 오세기 · PE Studio 대표

설계는 더하는 일이 아니라 빼는 일이다

초보 시절 도면에는 선이 너무 많았다. 좋은 구조일수록 부품이 적다는 것을 한참 뒤에 알았다.

초보 시절 내 도면에는 선이 너무 많았다. 팔을 움직이게 하려고 경첩을 덧대고, 흔들림을 막으려고 받침을 하나 더 붙이고, 그래도 불안해서 보강판을 끼웠다. 완성된 종이 모형은 부품이 많았고, 조립도 어려웠고, 이상하게 멋이 없었다.

지금은 도면을 그리다 막히면 더할 자리를 찾지 않는다. 뺄 곳을 찾는다.

부품이 적을수록 잘 움직인다

움직이는 종이를 만들다 보면 역설을 자주 만난다. 움직임을 더 자연스럽게 하려고 부품을 늘리면, 대개 더 뻑뻑해진다. 반대로 칼선 하나로 접힘을 대신하고 풀칠 두 군데를 없애면, 움직임이 도리어 매끄러워진다.

기계를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는 '부품이 적을수록 고장도 적다'는 오래된 경험칙이 있다. 연결한 자리가 적으면 어긋날 자리도 적기 때문이다. 종이도 다르지 않다. 풀칠과 경첩이 줄면 실패할 지점이 함께 준다. 단순함은 미감이기 전에 신뢰성의 문제다.

외주 체크리스트 최소 수량 및 단가 구조 샘플 작업 비용 별도 여부 디자인 IP 소유권 납기 지연 시 페널티 친환경 인증서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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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구조의 묘미가 여기에 있다. 잘 설계된 평면은 별도의 부품 없이 스스로 일어서고 스스로 움직인다. 경첩을 다는 대신 종이 한 장에 접는 선을 새기고, 받침을 붙이는 대신 도면 자체가 받침이 되게 한다. 좋은 설계일수록 도면이 단순해진다. 조립 설명서가 짧아진다.

만드는 사람의 손을 생각하며

PE Studio가 만드는 건 결국 누군가 받아서 직접 조립하는 물건이다. 박물관에서, 학교에서, 축제 부스에서 아이도 어른도 그것을 손으로 접는다. 풀칠이 한 군데 줄면 실패하는 사람이 줄고, 완성하는 기쁨이 그만큼 늘어난다.

그래서 나는 설계의 절반을 빼는 데 쓴다. 이 선이 꼭 필요한가, 이 부품 없이도 서는가. 덜어내고도 무너지지 않을 때, 비로소 구조라고 부를 수 있다. 더하기는 쉽고 빼기는 어렵다. 그 어려운 쪽에 설계가 있다.

오세기 · PE Studio 대표

2013년 Paper Engineering Studio(구 액션크래프트)를 설립해 지기구조 설계 특허 11종을 보유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2회 수상했습니다. 페이퍼토이·팝업북·오토마타 등 움직이는 종이 구조를 직접 설계합니다.

회사·설계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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