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보드와 우드락 — 접착제 없이 끼워 세우는 입체
풀도 가위도 없이, 끼우기만 하면 입체가 선다. 전시장과 행사장에서 오래 사랑받아 온 폼보드 구조를 정리했다.
폼보드로 만든 구조물의 매력은 단순함에 있다. 풀도, 복잡한 조립도 없다. 칼선을 따라 끼우기만 하면 입체가 선다. 우드락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분도 많을 것이다.
끼움으로 버틴다
폼보드는 가운데에 가벼운 발포 심을 두고 양면을 종이로 감싼 판이다. 가볍지만 단단해서, 일정 크기 이상의 입체를 세우기에 알맞다.
비결은 접착이 아니라 끼움이다. 한쪽에 홈을 내고 다른 쪽을 끼워 맞추면, 두 판이 서로를 붙들며 선다. 십자로 끼운 두 판은 어느 방향으로도 잘 쓰러지지 않는다. 풀이 마르기를 기다릴 필요도, 손에 묻을 일도 없다.
누구나, 빠르게
이 단순함이 현장에서 힘을 발휘한다. 전시 부스의 대형 조형물, 행사장 포토존, 매장 진열 소품처럼 빠르게 세우고 거두어야 하는 자리에 어울린다. 아이도 어른도 설명서 없이 끼워 맞추니 체험 키트로도 좋다.
끼움 구조에는 숨은 장점이 하나 더 있다. 분해가 쉽다는 것이다. 행사가 끝나면 판을 빼서 납작하게 포개 두었다가, 다음에 다시 세울 수 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입체와, 접어 두었다 여러 번 세우는 입체의 갈림길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물론 종이만큼 정교한 움직임을 담기는 어렵다. 대신 크고 단단하게, 손쉽게 세우는 쪽에 강하다.
오세기 · PE Studio 대표
2013년 Paper Engineering Studio(구 액션크래프트)를 설립해 지기구조 설계 특허 11종을 보유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2회 수상했습니다. 페이퍼토이·팝업북·오토마타 등 움직이는 종이 구조를 직접 설계합니다.
회사·설계자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