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 차이가 두세 배 나는 이유 — 페이퍼토이 외주 전에 볼 것들
같은 사양인데 견적이 두세 배씩 벌어진다. 단가표가 없는 시장에서 외주를 맡기기 전, 나라면 먼저 묻겠다 싶은 것들을 적었다.
페이퍼토이 외주는 표준 단가표가 거의 없는 시장이다. 같은 사양인데 견적이 두세 배씩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 처음 맡기는 분들이 당황하는 것도 당연하다.
만드는 쪽에 오래 있다 보니, 어떤 질문을 받을 때 좋은 거래가 되는지 안다. 내가 발주자라면 먼저 물어보겠다 싶은 것들을 담담히 적어 둔다.
단가는 구간으로 물어라
천 부에 얼마, 라는 답에는 정보가 거의 없다. 천 부·삼천 부·오천 부·만 부의 단가를 함께 달라고 하면 그제야 그림이 보인다. 수량이 늘 때 단가가 크게 떨어지는 곳은 대개 제 생산 라인을 가진 업체이고, 거의 변하지 않으면 외주를 다시 외주하는 곳일 가능성이 있다.
샘플과 권리를 먼저 확인하라
샘플 비용이 견적에 포함인지, 추가 샘플은 얼마인지 짚어야 한다. 샘플 단계에서 구조가 안 잡히면 본 생산은 더 어렵다. 샘플을 마다하지 않는 곳이 결국 본 생산도 안정적이다.
지자체·관공서라면 디자인 저작권이 어디로 귀속되는지도 미리 정해야 한다. 이걸 빼먹으면 이듬해 추가 제작 때 정작 그 디자인을 다른 곳에서 못 쓰는 일이 생긴다.
일정과 인증은 계약서에서 본다
축제나 런칭처럼 날짜가 고정된 일은 납기 지연이 치명적이다. 약정일과 지연 시 책임을 계약서에 적어 두는 편이 서로 편하다. 어린이가 만지는 교구라면 KC 안전 인증(어린이 제품이 유해 물질과 물리적 위험 기준을 통과했음을 국가가 확인해 주는 의무 인증)이 없으면 학교·교육청 납품 자체가 막히니, 견적 단계에서 미리 확인해야 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한 가지다. 보이지 않는 조건을 처음에 꺼내 놓는 곳이 끝까지 덜 어긋난다.
오세기 · PE Studio 대표
2013년 Paper Engineering Studio(구 액션크래프트)를 설립해 지기구조 설계 특허 11종을 보유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2회 수상했습니다. 페이퍼토이·팝업북·오토마타 등 움직이는 종이 구조를 직접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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