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2026년 6월 9일
플라스틱 굿즈가 서랍에서 잊히는 동안, 종이가 하는 일
받은 굿즈 대부분은 서랍 속에서 잊힌다. 그 사이 종이로 만든 물건은 조금 다른 자리에 놓인다. 오래 일하며 지켜본 작은 차이에 대해.
행사장에서 나눠 주는 굿즈를 받아 본 사람은 안다. 집에 오면 대개 서랍 어딘가에 넣어 두고, 다시 꺼내는 일은 드물다. 플라스틱 키링, 텀블러, 보조배터리. 버리기는 아깝고 쓰지는 않는 물건들이 서랍 한 칸을 차지한다.
나는 그 서랍을 자주 생각한다. 우리가 만드는 물건도 언젠가 그 안에 들어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만든 사람의 손이 한 번 더 닿는다
종이로 만든 물건은 받는 사람이 직접 조립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번거로운 일이다. 그런데 그 번거로움이 묘한 일을 한다. 자기 손으로 세운 물건은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공주시 '고마곰' 작업을 납품했을 때, 시민들이 다 만든 페이퍼토이를 책상에 올려 두고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완제품으로 받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손이 한 번 더 닿은 물건은 잊히기 전에 자리를 얻는다.
잊히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물건
플라스틱 굿즈는 오래 남도록 만들어진다. 그래서 쓸모를 잃으면 처치 곤란이 된다. 종이는 반대다. 가볍게 왔다가 가볍게 사라진다. 역설적이게도 그 가벼움 때문에 부담 없이 곁에 둔다.
오래 가는 것과 오래 기억되는 것은 다르다. 단단한 물건이 서랍에서 잊히는 동안, 접었다 폈다 하던 종이 한 장이 책상 위에 더 오래 머무는 광경을 나는 여러 번 봤다.
우리가 종이를 고르는 이유는 그 작은 차이에 있다. 어떤 물건을 만들지 고민 중이라면 무료 견적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도 좋다.